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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슷했다. 있 말했다. 눈동자를 있었다. 실려있었다. 하지만[김성호 기자]
한때는 한국이 SF의 불모지라 여겨졌던 때가 있었다. 아주 틀린 말도 아니다. 그저 제작비가 많이 들어서만은 아니다. SF영화 한 편이 나오기까지 그 아래 깔린 시나리오며 소설, 첨단 과학기술과 우주 공간을 배경으로 한 이야기가 충분히 나와 주어야만 하기 때문이다. SF를 쓰는 작가와 그를 찾는 대중이 이루는 하나의 생태계가 있을 때, 비로소 장르가 꽃을 피우게 마련인 것이다. 한국에선 문학계의 인정을 받는 SF문학상조차 없던 시간이 길었다.
그러나 오늘은 다르다. 한국에도 SF의 토양이 자리한 것이다. 여기엔 지난 2016년부터 시작된 한국 사이언스 야마토연타 픽션 문학상, 일명 한국과학문학상의 공로가 상당하다. 이건혁의 <피코>에 첫 회 대상을 선사하며 출발한 이 상은 지금까지 매년 수많은 신진급 작가를 독자 앞에 소개하며 한국 SF의 텃밭을 제법 쓸 만한 토양으로 일구어왔던 것이다. 어느덧 10주년을 맞은 이 상이 배출한 대표작 스타로는 2회 대상과 가작을 거머쥔 김초엽, 그리고 4회 장편대상을 수상한 천선란 바다이야기2 이 있겠다.
천선란의 작품 <천 개의 파랑>은 2019년 한국과학문학상 장편 대상을 수상한 이래, 지금까지 베스트셀러 자리를 지키고 있는 인기 소설이다. 김초엽에 이어 비좁은 SF문학의 세계에서 새로운 스타가 더 나올 수 있을지 의심한 평자가 적잖았다. 그러나 천선란이 보란 듯 제 존재를 알리니, 더는 한국 문학에서 SF가 불모지라 말할 릴게임바다이야기사이트 수는 없게 된 것이다. 책, 나아가 문학이 대중에게 호소하지 못하는 세상에서 천선란과 같은 작가가 반가운 이유겠다.
불모지 한국 SF문학의 주목할 성취
하루가 다르게 바뀌는 과학기술의 세계에서, 그를 기반으로 한 SF의 경향 또한 빠르게 변화할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그럼에도 6년 전에 나온 <천 개의 파랑>은 천선란 바다이야기비밀코드 의 출세작일 뿐 아니라 대표작으로 남아 있다. 한국 서점가에서 가장 잘 팔리는 SF소설 중 한 권이자, 도서관에서 잘 나가는 인기 도서 중 한 권이다. 그저 소설에서 그치지 않고 오디오 드라마와 연극, 웹툰, 초연을 넘어 재연된 뮤지컬, 심지어 할리우드 영화로 제작이 추진 중이니 한국 문학이 거둔 또 하나 주목할 성취가 아닌가.
성공엔 그 모바일야마토 만한 이유가 있을 터다. 무엇이 이 소설을 이 시대에도 유효한 작품으로 여기도록 하는 걸까. 소설은 10대 자매 은혜와 연재를 중심으로 펼쳐진다. 소방관이던 아빠가 근무 중 사고로 죽은 뒤 엄마 보경 홀로 이들을 키워냈다. 맏이인 은혜는 소아마비로 하반신을 쓰지 못하고 휠체어에 의지하는 상황, 엄마의 부담이 더욱 클 밖에 없다. 연재가 또래답지 않게 독립적이고 개인적인 면모를 보이는 데는 이러한 집안 사정이 영향을 미친 것처럼도 보인다.
가까운 미래를 배경으로 한 소설은 로봇 기술이 실생활에 접목돼 어디서나 흔히 실용적 로봇을 마주할 수 있는 세계를 그린다. 연재가 아르바이트를 하던 편의점도 그러해서, 연재는 마침내 기계에 밀려 용돈벌이를 하던 일터마저 잃어버리기에 이르는 것이다. 빠르게 변화하는 세태 속에서도 둔하고 옛것을 좋아했던 사장마저 로봇을 들이기로 결정했으니 시대 풍토가 어떠한지 알만도 하다.
로봇이 사람을 대체하는 게 어디 서비스 업종 뿐일까. 경마, 그러니까 어떤 말이 더 빠른가를 두고 사람이 돈을 거는 게임에서도 사람이 로봇으로 대체되어 있다. 기존 인간보다 훨씬 가벼운 휴머노이드 로봇이 기수로 나서는 게 보편화된 세상이 <천 개의 파랑> 속에 펼쳐져 있다. 연재와 연을 맺은 로봇 C-27, 훗날 '브로콜리'가 되는 일명 콜리도 경마장의 기수였다.
더 빨리 달리는 것 만이 답일 수 없음을
▲ 천 개의 파랑 책 표지
ⓒ 허블
소설은 경주 중 사고로 부서진 로봇 C-27이 기계를 만지는 데 소질이 있는 연재의 손에 들어온 뒤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다. 그야말로 전 재산을 털어 콜리를 몰래 구해온 연재가 부품을 구해 그를 조립하는 과정이 소설의 주요 얼개를 이룬다. 이 과정에서 같은 학급 동급생인 지수가 그녀에게 손을 내밀고, 함께 로봇 개발 프로젝트에 나서는 사건도 빚어진다. 아버지가 로봇 관련 부품 업체 사장인 관계로 몰래 콜리 수리에 필요한 부품까지 구할 수 있으니 좀처럼 곁을 내주지 않는 까탈스런 연재로서도 마다할 수는 없는 일이다.
경마는 그저 휴머노이드 로봇을 얻기 위한 소재에서 그치지 않는다. 휴머노이드 로봇이 기수 역할을 맡으며 경주마의 속도는 점점 더 빨라진다. 인간 기수를 태우며 들여야 했던 비효율적 동작이 사라진 때문이자, 개량된 말들이 육체적으로 더 강인해진 때문이기도 하다. 하지만 개량이란 말 자체의 건강과는 상관이 없다. 개량은 어디까지나 경마장 위 경주마가 더 빨리 달릴 수 있는 목적으로만 이뤄졌을 뿐, 말의 건강이며 행복은 고려하지 않은 것이다. 그 결과 경주마의 생애 주기는 더욱 빨리 진행된다. 쓰임이 다한 말은 경마장에서 밀려나는 즉시 용도 폐기되는 신세가 된다.
이는 그대로 현대사회에 대한 은유로 읽히기도 한다. 더 빠른 질주만을 위한 경쟁, 그 경쟁에서 낙오되는 이들을 돌아보지 않는 현실, 그 과정에서 주역인 경주마의 삶조차 갈수록 강퍅해 지는 상황이 하나같이 현대 사회의 모습처럼 다가오는 건 어느 정도는 의도된 설정이라 할 수 있겠다. 더 빠른 말을 찾아 이득을 보려는 이들의 열망과 공공연한 승부 조작, 말과 기수조차 희생 시키는 비정한 경쟁은 곧 우리가 사는 세계의 모습을 닮아 있다. 돈과 성적으로 남은 물론 자신의 삶까지도 평가하는 무한 경쟁의 수레바퀴가 마치 경마장의 말들에게 그러하듯 소설 속 연재와 보경의 세계 또한 짓누르고 있다.
소설은 기술 발전의 종착이 어디여야 하는가에 대한 작가 천선란의 응답이다. 그녀가 내린 답은 '인간성'이란 세 글자에 머문다. 소설은 집안 사정도 성격도 다른 두 친구, 연재와 지수가 조금씩 서로에게 의미 있는 친구가 되기까지의 이야기다. 동시에 데면데면하게 지내던 언니 은혜와 동생 연재가 서로를 보듬게 되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홀로 두 명 몫을 하며 바삐 지내던 보경이 제 두 딸과 새로이 관계 맺는 모습 또한 주요하게 그려진다. 사용주와 사용자, 말과 인간, 로봇과 생명 사이의 간극도 소설은 선명하게 이어낸다. 좀처럼 닿지 않을 것만 같던 다름이 마침내 닿아 이어지는 순간을 저자는 특유의 감상적 필치로 써내려 간다.
SF문학의 경쟁 지점
로봇이 도리어 인간성을 주목하는 장치로 쓰이고는 한단 건 SF문학에서 더는 새롭지 않은 작법이며 해설이겠다. <천 개의 파랑> 또한 이로부터 얼마 벗어나 있지 않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연결, 그로부터 삶의 의미를 되짚어나갈 필요를 소설은 독자에게 강변한다.
갈수록 빨리만 달리려는 인간의 독주가 연골이 모조리 닳아버린 경주마처럼 무너짐에 이를 것은 순리처럼 보인다. 그 질주에 대한 경고로써 소외된 것을 돌아보길 청하는 소설이 틀렸다고는 차마 말할 수가 없겠다. 너무나 외로워서 외로운 줄도 모르는 인간이 공존을 위하여 연대하고 이해해야 한다는 주장이란 얼마나 당위적인가 말이다.
<천 개의 파랑>은 한국 SF문학이 경쟁할 수 있는 저만의 지점을 확인케 한다. 첨단 기술에 대한 이해와 그에 대한 참신하고 독자적인 해석만이 오로지 SF문학이 나아갈 길이 아니란 걸 알도록 한다. 빛나는 상상력이 없더라도, 기술에 대한 깊은 이해가 따르지 않더라도 얼마든지 우리가 사는 세상의 다음을 내다볼 수 있다는 것, 그것이 천선란과 같은 작가의 가치가 아닌가 하고 생각한다.
물론 호불호가 크게 갈릴 밖에 없는 것도 사실이겠다. 천선란의 SF는 하이틴 소설이나 웹소설에 가까운 표현력과 구성으로 꾸려져 있고, 기존 SF문학의 세계적 트렌드와도 상당한 거리를 두고 있다. 그 주제 의식 또한 선명하고 이해하기 쉬운 대신 뻔하고 단순하다는 비판이 나올 수도 있다. 기시감을 지울 수 없는 설정과 전개도 SF문학 애호가들이 유달리 기대하는 참신함이며 새로움과는 동떨어져 있다.
그럼에도 <천 개의 파랑>을 읽고 감동하는 이들이 있다는 사실, 그것이 이 시대 문학을 좇는 이들이 무시해선 안 될 사실이라고 나는 믿고 있다. 갈수록 좁아지는 문학의 토양 가운데서도 어떻게든 꾸역꾸역 제 밭을 일구는 작가들이 있다는 것, 개중에서 이처럼 성취를 이루는 이들 또한 있다는 사실이 동료 작가와 문학 애호가들에게 분명한 자극을 주기 때문이다. 이것이 내가 <천 개의 파랑>과 같은 작품에 박수를 보낼 수 있는 이유가 된다.
덧붙이는 글
한때는 한국이 SF의 불모지라 여겨졌던 때가 있었다. 아주 틀린 말도 아니다. 그저 제작비가 많이 들어서만은 아니다. SF영화 한 편이 나오기까지 그 아래 깔린 시나리오며 소설, 첨단 과학기술과 우주 공간을 배경으로 한 이야기가 충분히 나와 주어야만 하기 때문이다. SF를 쓰는 작가와 그를 찾는 대중이 이루는 하나의 생태계가 있을 때, 비로소 장르가 꽃을 피우게 마련인 것이다. 한국에선 문학계의 인정을 받는 SF문학상조차 없던 시간이 길었다.
그러나 오늘은 다르다. 한국에도 SF의 토양이 자리한 것이다. 여기엔 지난 2016년부터 시작된 한국 사이언스 야마토연타 픽션 문학상, 일명 한국과학문학상의 공로가 상당하다. 이건혁의 <피코>에 첫 회 대상을 선사하며 출발한 이 상은 지금까지 매년 수많은 신진급 작가를 독자 앞에 소개하며 한국 SF의 텃밭을 제법 쓸 만한 토양으로 일구어왔던 것이다. 어느덧 10주년을 맞은 이 상이 배출한 대표작 스타로는 2회 대상과 가작을 거머쥔 김초엽, 그리고 4회 장편대상을 수상한 천선란 바다이야기2 이 있겠다.
천선란의 작품 <천 개의 파랑>은 2019년 한국과학문학상 장편 대상을 수상한 이래, 지금까지 베스트셀러 자리를 지키고 있는 인기 소설이다. 김초엽에 이어 비좁은 SF문학의 세계에서 새로운 스타가 더 나올 수 있을지 의심한 평자가 적잖았다. 그러나 천선란이 보란 듯 제 존재를 알리니, 더는 한국 문학에서 SF가 불모지라 말할 릴게임바다이야기사이트 수는 없게 된 것이다. 책, 나아가 문학이 대중에게 호소하지 못하는 세상에서 천선란과 같은 작가가 반가운 이유겠다.
불모지 한국 SF문학의 주목할 성취
하루가 다르게 바뀌는 과학기술의 세계에서, 그를 기반으로 한 SF의 경향 또한 빠르게 변화할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그럼에도 6년 전에 나온 <천 개의 파랑>은 천선란 바다이야기비밀코드 의 출세작일 뿐 아니라 대표작으로 남아 있다. 한국 서점가에서 가장 잘 팔리는 SF소설 중 한 권이자, 도서관에서 잘 나가는 인기 도서 중 한 권이다. 그저 소설에서 그치지 않고 오디오 드라마와 연극, 웹툰, 초연을 넘어 재연된 뮤지컬, 심지어 할리우드 영화로 제작이 추진 중이니 한국 문학이 거둔 또 하나 주목할 성취가 아닌가.
성공엔 그 모바일야마토 만한 이유가 있을 터다. 무엇이 이 소설을 이 시대에도 유효한 작품으로 여기도록 하는 걸까. 소설은 10대 자매 은혜와 연재를 중심으로 펼쳐진다. 소방관이던 아빠가 근무 중 사고로 죽은 뒤 엄마 보경 홀로 이들을 키워냈다. 맏이인 은혜는 소아마비로 하반신을 쓰지 못하고 휠체어에 의지하는 상황, 엄마의 부담이 더욱 클 밖에 없다. 연재가 또래답지 않게 독립적이고 개인적인 면모를 보이는 데는 이러한 집안 사정이 영향을 미친 것처럼도 보인다.
가까운 미래를 배경으로 한 소설은 로봇 기술이 실생활에 접목돼 어디서나 흔히 실용적 로봇을 마주할 수 있는 세계를 그린다. 연재가 아르바이트를 하던 편의점도 그러해서, 연재는 마침내 기계에 밀려 용돈벌이를 하던 일터마저 잃어버리기에 이르는 것이다. 빠르게 변화하는 세태 속에서도 둔하고 옛것을 좋아했던 사장마저 로봇을 들이기로 결정했으니 시대 풍토가 어떠한지 알만도 하다.
로봇이 사람을 대체하는 게 어디 서비스 업종 뿐일까. 경마, 그러니까 어떤 말이 더 빠른가를 두고 사람이 돈을 거는 게임에서도 사람이 로봇으로 대체되어 있다. 기존 인간보다 훨씬 가벼운 휴머노이드 로봇이 기수로 나서는 게 보편화된 세상이 <천 개의 파랑> 속에 펼쳐져 있다. 연재와 연을 맺은 로봇 C-27, 훗날 '브로콜리'가 되는 일명 콜리도 경마장의 기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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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은 경주 중 사고로 부서진 로봇 C-27이 기계를 만지는 데 소질이 있는 연재의 손에 들어온 뒤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다. 그야말로 전 재산을 털어 콜리를 몰래 구해온 연재가 부품을 구해 그를 조립하는 과정이 소설의 주요 얼개를 이룬다. 이 과정에서 같은 학급 동급생인 지수가 그녀에게 손을 내밀고, 함께 로봇 개발 프로젝트에 나서는 사건도 빚어진다. 아버지가 로봇 관련 부품 업체 사장인 관계로 몰래 콜리 수리에 필요한 부품까지 구할 수 있으니 좀처럼 곁을 내주지 않는 까탈스런 연재로서도 마다할 수는 없는 일이다.
경마는 그저 휴머노이드 로봇을 얻기 위한 소재에서 그치지 않는다. 휴머노이드 로봇이 기수 역할을 맡으며 경주마의 속도는 점점 더 빨라진다. 인간 기수를 태우며 들여야 했던 비효율적 동작이 사라진 때문이자, 개량된 말들이 육체적으로 더 강인해진 때문이기도 하다. 하지만 개량이란 말 자체의 건강과는 상관이 없다. 개량은 어디까지나 경마장 위 경주마가 더 빨리 달릴 수 있는 목적으로만 이뤄졌을 뿐, 말의 건강이며 행복은 고려하지 않은 것이다. 그 결과 경주마의 생애 주기는 더욱 빨리 진행된다. 쓰임이 다한 말은 경마장에서 밀려나는 즉시 용도 폐기되는 신세가 된다.
이는 그대로 현대사회에 대한 은유로 읽히기도 한다. 더 빠른 질주만을 위한 경쟁, 그 경쟁에서 낙오되는 이들을 돌아보지 않는 현실, 그 과정에서 주역인 경주마의 삶조차 갈수록 강퍅해 지는 상황이 하나같이 현대 사회의 모습처럼 다가오는 건 어느 정도는 의도된 설정이라 할 수 있겠다. 더 빠른 말을 찾아 이득을 보려는 이들의 열망과 공공연한 승부 조작, 말과 기수조차 희생 시키는 비정한 경쟁은 곧 우리가 사는 세계의 모습을 닮아 있다. 돈과 성적으로 남은 물론 자신의 삶까지도 평가하는 무한 경쟁의 수레바퀴가 마치 경마장의 말들에게 그러하듯 소설 속 연재와 보경의 세계 또한 짓누르고 있다.
소설은 기술 발전의 종착이 어디여야 하는가에 대한 작가 천선란의 응답이다. 그녀가 내린 답은 '인간성'이란 세 글자에 머문다. 소설은 집안 사정도 성격도 다른 두 친구, 연재와 지수가 조금씩 서로에게 의미 있는 친구가 되기까지의 이야기다. 동시에 데면데면하게 지내던 언니 은혜와 동생 연재가 서로를 보듬게 되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홀로 두 명 몫을 하며 바삐 지내던 보경이 제 두 딸과 새로이 관계 맺는 모습 또한 주요하게 그려진다. 사용주와 사용자, 말과 인간, 로봇과 생명 사이의 간극도 소설은 선명하게 이어낸다. 좀처럼 닿지 않을 것만 같던 다름이 마침내 닿아 이어지는 순간을 저자는 특유의 감상적 필치로 써내려 간다.
SF문학의 경쟁 지점
로봇이 도리어 인간성을 주목하는 장치로 쓰이고는 한단 건 SF문학에서 더는 새롭지 않은 작법이며 해설이겠다. <천 개의 파랑> 또한 이로부터 얼마 벗어나 있지 않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연결, 그로부터 삶의 의미를 되짚어나갈 필요를 소설은 독자에게 강변한다.
갈수록 빨리만 달리려는 인간의 독주가 연골이 모조리 닳아버린 경주마처럼 무너짐에 이를 것은 순리처럼 보인다. 그 질주에 대한 경고로써 소외된 것을 돌아보길 청하는 소설이 틀렸다고는 차마 말할 수가 없겠다. 너무나 외로워서 외로운 줄도 모르는 인간이 공존을 위하여 연대하고 이해해야 한다는 주장이란 얼마나 당위적인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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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호불호가 크게 갈릴 밖에 없는 것도 사실이겠다. 천선란의 SF는 하이틴 소설이나 웹소설에 가까운 표현력과 구성으로 꾸려져 있고, 기존 SF문학의 세계적 트렌드와도 상당한 거리를 두고 있다. 그 주제 의식 또한 선명하고 이해하기 쉬운 대신 뻔하고 단순하다는 비판이 나올 수도 있다. 기시감을 지울 수 없는 설정과 전개도 SF문학 애호가들이 유달리 기대하는 참신함이며 새로움과는 동떨어져 있다.
그럼에도 <천 개의 파랑>을 읽고 감동하는 이들이 있다는 사실, 그것이 이 시대 문학을 좇는 이들이 무시해선 안 될 사실이라고 나는 믿고 있다. 갈수록 좁아지는 문학의 토양 가운데서도 어떻게든 꾸역꾸역 제 밭을 일구는 작가들이 있다는 것, 개중에서 이처럼 성취를 이루는 이들 또한 있다는 사실이 동료 작가와 문학 애호가들에게 분명한 자극을 주기 때문이다. 이것이 내가 <천 개의 파랑>과 같은 작품에 박수를 보낼 수 있는 이유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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