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오전 10시쯤 덴마크인 관광객 나나 피오르(27)씨가 친구들과 북한산 400m인근까지 올라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수아 기자


“택시 타고 10분 만에 도착했는데, 이런 가까운 곳에 산이 있다는 게 놀랍네요. 다른 친구들에게도 한국의 산을 추천해주고 싶어요.”
지난 19일 오전 9시쯤 북한산 해발 400m 지점 ‘육모정’ 고개에서 만난 덴마크인 나나 피오르(27)씨는 숨을 돌리며 이렇게 말했다. 이날 북한산을 등산하며 만난 외국인은 총 20명이었다. 이들은 사찰은 물론 소나무 앞에서도 릴게임꽁머니 발걸음을 멈추고 연신 사진을 찍었다.
외국인 관광객 규모가 역대 최대인 가운데 ‘K-등산’도 관광 코스로 부상하고 있다. 서울 도심에서 가까운 남산뿐만 아니라 북한산, 설악산·지리산 등 전국 명산을 찾는 외국인이 빠르게 늘고 있다.



19일 낮 12시쯤 네덜 백경게임 란드에서 온 엘라인(22)씨와 그의 지인들이 북한산을 오르고 있다. /김수아 기자


이날 북한산 하루재 고개는 외국인 등산객으로 붐볐다. 하루재는 백운대탐방지원센터에서 성인 기준 30분 가량 올라야 닿는 해발 400m 지점이다. 이곳에서 만난 이탈리아인 마르코 디아미코(29)씨는 산의 순우리말인 ‘뫼 오션파라다이스다운로드 ’라고 적힌 티셔츠를 입고 있었다.
미국에서 온 로완씨는 해발 600m 영봉에서 내려오는 길이었다. 그는 “봉우리까지 가는 길에 돌이 많고 쉽지 않았다”면서도 “경치가 매우 아름다워 꼭 가보길 추천한다”고 말했다.
옆에서 이를 들은 네덜란드 관광객 5명은 영봉 방향으로 등산에 나섰다. 엘라인(22)씨는 “네덜란드는 국토 사이다릴게임 대부분이 평지여서 등산하기가 쉽지 않다”며 “하이킹을 정말 기대하고 한국에 왔다”고 했다.



19일 낮12시쯤 우리말인 '뫼'라고 적힌 티셔츠를 입은 이탈리아인 마르코 디아미코(29·Marco Diamico)씨가 친구들과 함께 등산을 한 후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다. /김수아 모바일바다이야기하는법 기자


외국인들은 한국의 산을 찾게 된 가장 큰 요인으로 입소문을 꼽았다. 소셜미디어(SNS) 등에서 한국 관광 중 산을 등반한 영상을 접하면서 자연스럽게 관광 일정에 포함했다는 것이다.
산에서 내려다보는 서울 도시 풍경은 꼭 봐야 할 관광 요소로 꼽힌다. 영국에서 온 샬럿 바톤(25)씨는 “스코틀랜드 주변에 산이 있긴 하지만, 이렇게 크지 않다”며 “특히 서울 도시 가까이에 있다는 점이 신기해 찾았다”고 했다.
서울관광재단에 따르면, 올해 6월까지 서울 등산관광센터 3개소(북한산 ·북악산·관악산)를 찾은 방문객은 4만4387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 증가했다. 외국인 비율은 16.5%(7343명)에 달한다. 외국인 등산객이 늘면서 등산 장비 대여 건수도 지난해보다 50% 이상 늘었다.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커진 측면도 있다. 영국인 댄 헤일펀(25)씨는 “절을 보고 싶어 북한산에 왔다”며 “산 초입에서 도선사를 구경했는데, 더 올라 나머지 절도 둘러보고 싶다”고 했다.



19일 오후1시쯤 영국인 관광객 댄 헤일펀(25)씨가 백운대탐방지원센터 인근에서 한국인 중년 남성에게 북한산 안에 있는 절이 어디에 있는지 묻고 있다. /김수아 기자


서울과 먼 지리산·설악산을 찾는 외국인도 적지 않다. 국립공원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전국 국립공원의 외국인 탐방객 수는 88만명을 웃돌았다. 2년 새 5배 이상 뛰었다.
최근 지리산을 다녀온 등산객 서모(64)씨는 “정상 오르는 길에 숨이 좀 차서 허리를 펴고 있는데, 옆에서 외국인들이 힘내라고 박수를 쳐주더라”라며 “지난 20년간 국내 산 곳곳을 많이 다녔는데 요즘처럼 외국인이 많은 건 처음”이라고 했다.
외국인 등산객은 산 주변 상권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북한산 등산로 초입인 서울 성북구 북한산우이역 인근 편의점은 양말·핫팩·간식 등을 사려는 외국인들로 북적였다. 점주 김효순씨는 “봄부터 외국인 손님이 눈에 띄게 늘었다”며 “음료나 삼각김밥 등을 많이 사 간다”고 귀띔했다.
한국관광공사가 신용카드 정보를 토대로 집계한 지역별 외국인 관광 소비 규모를 보면 지리산·설악산 주변 지역에서도 지갑을 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관광 소비는 숙박업소를 비롯해 교통, 쇼핑, 식음료, 스포츠·레저에 쓴 돈을 포괄한 수치다.
지리산과 맞닿아 있는 전남 구례군의 외국인 관광 소비 규모는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1억9781만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28.1% 늘었다. 같은 기간 경남 하동군도 51.8% 증가했다. 모두 전국 외국인 관광 소비 증가율(20%)을 웃돌았다.
설악산을 끼고 있는 강원 인제군은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외국인 관광 소비 규모가 63억5473만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14배 가까이 뛰었다. 이달 한국을 여행한 이스라엘인 오르나 레셰프(65)씨는 “설악산 인근 절을 다녀왔는데, 다음 기회엔 설악산 등반에 도전해 보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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