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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도광산 추도식에 일본 쪽에서 참석하면 꽉 막힌 상황을 진전시킬 수 있지 않을까요.”
올해도 ‘반쪽 행사’로 치러진 ‘사도광산 추도식’에 아라이 마리 사도시의회 의원은 13일 이렇게 에둘러 답답함을 드러냈다. 그는 이날 한겨레와 이메일 인터뷰에서 “일본 쪽이 마련한 추도식은 한국의 희생자 유가족 마음에 헤아리는 게 가장 중요한 데도 일본 쪽 노력은 여전히 부족하다”며 “일본은 2년째 반쪽 추도식이 된 게 한국 태도의 문제인 것처럼 말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라이 의원은신규릴게임
‘사도광산 조선인강제노동자료집’ 출간에 참여했고, 지난 2021년 발족한 ‘사도의 조선인 노동자 발자취를 기억하는 모임’을 주도하는 등 ‘일본의 양심' 가운데 하나다.
일본은 지난해 7월 사도광산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위해 한국 정부의 동의를 얻는 조건으로 일제강점기 이곳에서 강제동원 끝에 희생된 이들을 위한 추도식을 해마다 열기로신성이엔지 주식
했다. 하지만 일본 정부 추도사에 ‘조선인 강제동원’ 관련 언급이 담기지 않았고, 한국 정부와 유족들이 이 점을 지적하며 행사에 불참한 뒤 별도 추도식을 개최하는 파행이 일어났다. 해를 넘겼지만 한·일 정부 입장은 한발도 다가서지 못했고 올해 추도식도 같은 상황이 반복됐다. 이날 사도섬 아이카와개발종합센터에서는 일본 정부 대표 오카노 유키코 외무성 국제문바다이야기사이트
화교류심의관을 비롯해 사도시와 니가타현 대표 등 일본 인사들로만 72명이 참석한 가운데 ‘사도광산 추도식’이 열렸다.
오카노 심의관은 추도사에서 “한반도에서 온 노동자들은 전쟁이라는 특수한 상황이라고 해도 고향에서 멀리 떨어진 토지에서 사랑하는 가족을 생각하면서 갱내의 위험하고 가혹한 환경에서 힘든 노동에 종사했다”면서도 식민지 동원 정책우보당주식클럽
에 따른 강제성은 인정하지 않았다. 이어 그는 “모든 시대, 모든 사도광산 노동자의 노고를 생각하면서 돌아가신 모든 분에 대해 진심으로 애도의 뜻을 표한다”고 언급하는 데 그쳤다.
이에 대해 아라이 의원은 “한국 정부는 일제강점기 조선인 강제동원 노동자들이 받았던 고통에 대해 현재 상황의 추도식에 동의하지 못하는 게 당연하다”며 “일본 정증권거래
부는 태평양 전쟁 당시 잘못에 대해 반성과 사과의 뜻이 없다는 점에서 다른 국가와 관계에 걸림돌이 계속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지난해 차관급인 정무관을 파견했던 것과 달리 올해는 국장급으로 격도 낮췄다. 이에 대해서도 아라이 의원은 “일본 쪽에선 한국의 불참에 대해 ‘유감’이라고 표현했는데, 일본 정부가 ‘화해의 본질에 대한 노력이 부족했다’고 반성을 해야 하는 사안”이라고 꼬집었다



지난해 11월 일본 니이가타현 사도섬 아이카와개발종합센터에서 열린 ‘사도광산 추도식’에서 일본 정부 쪽 대표로 참석한 이쿠이나 아키코 정무관이 내빈 인사말을 마친 뒤 자리로 돌아오고 있다. 홍석재 특파원


사도광산에서 오래 일했던 히라이 에이치의 논문 ‘사도광산사’ 등을 보면, 1940∼1945년 사이 사도광산에 강제동원된 조선인 노동자가 1519명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폭력적인 감시상태에서 갱도 안에서도 가장 위험한 바위 뚫기, 버팀목 설치 등 작업에 투입됐다. 조선인 노동자 한 달 평균 노동일이 28일에 이르며, 탈출을 시도하다 수감됐다거나 사망사고 등에 대한 기록도 남아 있다.
한국 정부와 유족들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이번 가을께 사도섬을 찾아 추도식을 별도 개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명 정부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사도광산 추도식이 그 취지와 성격에 합당한 내용과 형식을 갖추어 온전하게 치러져야 한다는 입장”이라면서도 “그런 입장에 따라 앞으로도 일본 측과 계속 협의해 나가고자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한·일이 해마다 사도광산 조선인 강제동원 노동자들에 대한 추도식을 열기로 한 만큼 매년 이런 일이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 이 문제에 천착해온 민족문제연구소는 이날 “조선인 강제동원의 역사를 왜곡하고 은폐하는 일본 정부의 되풀이되는 행태는 희생자들의 인권과 존엄을 다시 한 번 짓밟는 폭력”이라며 “강제동원 피해자의 목소리가 제대로 기록될 때 사도광산은 인권과 평화를 전하는 세계유산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민족문제연구소는 지난 12일 사도광산 조선인 강제동원의 역사를 제대로 기억하도록 호소하는 734명 한국 시민의 목소리를 유네스코세계유산위원회 21개국 위원들에게 전했다.
아라이 의원은 역사적 가해자인 일본 정부가 ‘사도광산 조선인 강제동원 노동자 명부'를 공개하는 등 방식으로 먼저 손을 내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진정한 추도식을 위한 기본 조건은 피해 사실에 대한 진상을 확인하는 것부터 시작된다”며 “피해자 이름, 사진, 증언과 당시 사용하던 물건, 질병 기록, 탈출 사건 등의 기록을 공개하고 광산 노동자 관리 규정과 실태 등도 확인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과거 전범기업인 미쓰비시그룹 자회사이자 사도광산을 운영하는 ‘골든사도’는 조선인 강제동원 명부 원본의 행방을 알 수 없다며 추도 대상을 확인하는 일조차 협조하지 않고 있다. 한·일 시민단체들은 “화해의 첫 단계는 피해에 대한 진상규명”이라며 니가타 현립문서고에 있는 ‘사도광산 반도 노무자 명부’ 공개를 요구하고 있다. 아울러 그는 “곧 열릴 것으로 알려진 한국 추도식에 니가타현 지사나 사도시장이 참석하면 문제 해결에 한 걸음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도 기대했다.



도쿄/홍석재 특파원
forchis@hani.co.kr



일본 니가타현 사도섬 아이카와개발종합센터에서 13일 열린 ‘사도광산 추도식\'에서 나카노 고 추도식 실행위원장이 개회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